Sunday, March 6, 2011

양평 분지울작은캠프장 - 작지만 더 바랄 것이 없는 곳

스치기만 해도 베일 듯 바람에 날이 섰습니다. 하얗게 변한 세상을 제 모습으로 되돌리지 않을 것처럼 고집부리는 혹한 속에 양평을 찾았습니다. 강원도 홍천과 맞닿은 양평의 북쪽 자락. 단월면 명성리는 ‘분지울’이라는 고운 우리말 이름을 지녔습니다. 소리산 자락에 둘러싸여 동이처럼 움푹 파인 지형 덕에 생긴 이름입니다. 마을은 홍천 대명비발디파크 입구에 자리했지만 시끌벅적한 분위기 대신 아늑한 고요함을 풍깁니다. 작지만 더 바랄 것이 없는 ‘양평 분지울작은캠프장’으로 조촐하게 캠핑을 떠났습니다.

  • 1  양평 분지울마을에 들어선 분지울작은캠프장. 20팀까지만 예약을 받는 아담한 야영장이다. <이윤정기자>
  • 2  분지울의 겨울 계곡 모습. 분지울은 지형이 움푹 파였다는 뜻이라는데 ‘샘이 솟는 곳’이라는 뜻도 있단다. <이윤정기자>


게을러지라, 한 번도 바쁘지 않았던 것처럼
내비게이션에 ‘양평 단월면 명성리 54-1’번지를 치고 따라갔더니 자꾸 엉뚱한 곳으로 안내합니다. 번지에 ‘산’ 54-1를 찍지 않아서라는군요. 여러 차례 전화로 확인을 거듭하며 어렵사리 야영장을 찾아냈습니다. 눈 쌓인 분지울 마을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서자 아기자기한 팻말이 야영장 입구를 안내합니다. 한눈에 들어오는 주황색 돔하우스가 ‘여기부터가 캠핑장입니다’를 말해주는 듯합니다.

분지울작은캠프장은 이름에 괜히 ‘작은’이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정말 아담한 야영장이기 때문이죠. 대지 1,500평 규모에 계곡을 끼고 있는 야영장에는 하루 15팀 정도로만 입장이 제한됩니다. 캠핑장지기 장홍익 사장은 2008년 취미 삼아 분지울에 오토캠핑장을 열었습니다. 28년 동안 어린이에게 미술을 가르쳤던 그가 분지울에 터를 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장 사장은 “오랜 시간 캠핑을 하면서 ‘반달곰’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어요. 그러면서 선후배들이 편안하게 묵을 수 있는 야영장을 만들겠다 생각하게 된 거죠”라고 말합니다.

장 사장의 사심(?) 가득한 야영장의 모토는 ‘게으르무르’입니다. 쉽게 말해 ‘캠핑을 오면 게을러지라’는 뜻입니다. 돔하우스로 제작된 작업실부터 개수대와 화장실까지 모두 ‘게으르무르’가 적혀 있습니다. 작고 조용한 야영장에서 한 번도 바쁘지 않았던 것처럼 한없이 게을러져 보라는 의도입니다.


밝은 별 아래 샘이 솟는 마을
동이처럼 움푹 파인 지형 덕에 ‘분지울’이라 불리는 명성리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샘이 솟는 마을’이란 뜻입니다. 산에서부터 흘러내리는 실개천은 여름에는 더위를 식혀주고 겨울엔 운치를 자아냅니다. 요즘 분지울 계곡은 마치 ‘얼음땡’ 놀이라도 하듯 꽁꽁 얼어붙었다가 졸졸 노래를 부르며 흐르다가를 반복합니다. 소복이 내린 눈이 그대로 쌓인 계곡 모습에 나도 모르게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됩니다.

분지울작은캠프장의 또다른 매력은 밤하늘입니다. ‘밝은 별 마을’이라는 뜻의 명성리(明星理)란 이름처럼 분지울의 밤하늘은 행여 쏟아질세라 있는 힘껏 별들을 잡아둡니다. 친구 5명과 함께 캠핑을 온 ID 셀모는 “이곳은 무엇보다 아늑하고 조용해서 좋습니다. 평소에도 15팀으로 입장 제한을 하다 보니 시끌벅적한 적이 없어요. 마음의 나사를 풀고 게으름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여름엔 물놀이, 겨울엔 스키·보드
취재간 날 오토캠핑동호회에서 분지울로 릴레이캠핑을 나왔습니다. ID 밤별, 다강, 아띠고을 등의 회원들에게 직접 캠핑장의 매력을 들어봤습니다. 캠핑객들은 분지울 캠핑장에 특A 점수를 흔쾌히 줬습니다. 특히 항상 깨끗하게 관리되는 개수대, 샤워실, 화장실 등 부대시설이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화장실에는 비데까지 설치돼 있을 정도입니다. 마치 캠핑장 호텔에 온 느낌입니다.

주변 환경도 후한 점수의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여름에는 분지울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겨울에는 인근 스키장에서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낮에는 스키·보드를 타고 밤에는 캠핑을 즐기는 캠핑객도 많습니다. 단점으로는 야영장 규모가 작다는 점, 여름에는 그늘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캠핑장지기의 세심한 배려가 꼽혔습니다. 직접 캠핑을 다니며 캠핑객에게 필요한 시설을 마련한 세심한 손길이 ‘작지만 더 바랄 것이 없는’ 캠핑장을 만든 요인입니다.

  
캠핑 Tip 14. 반달곰 장홍익 사장이 전하는 캠핑 주의사항 및 에티켓 

분지울작은캠프장 장홍익 사장은 매주 캠핑을 다니던 캠핑 마니아였습니다. 캠핑 노하우를 모아 장 사장이 직접 유의사항을 당부했습니다. 우선 동계캠핑의 경우 난방으로 '차콜' 연료를 사용할 때 텐트 내부에서 사용하지 말 것을 조언합니다. 백탄(차콜이 하얗게 변했을 경우)이 유해가스가 나오지 않을 거라 생각해 내부에서 사용하면 100% 질식사고로 이어진다는 것. 또 참나무 장작이나 밤나무 장작을 연료로 사용할 때 연기를 너무 많이 맡으면 며칠간 두통이 이어질 수 있으니 환기에 특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합니다. 또 전기난방기구는 전기요에 한해 사용할 것을 조언합니다. 전기히터가 전력량이 많다 보니 캠핑장 전체 전력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캠핑객의 편의까지 생각하는 게 캠핑 에티켓의 시작이라는 것이죠. 또 캠핑을 매주 다닌다면 가족캠핑, 동호회캠핑 등 테마를 가질 것을 조언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다른 캠핑객과 어울리며 정보를 교환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게 좋습니다.

또 아이들은 바깥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집에서 즐기던 게임기 등을 가져오지 않는 것도 좋다고 당부합니다. 썰매타기, 팽이치기 등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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