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의 하이라이트 서석대 
옛 군부대 보급로 종점에 서면 서석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그것도 잠시, 다시 가파른 원시림 길이 이어진다. 10분쯤 숨을 깔딱거리다 보면 ‘하늘이 열리는 곳’이란 이정표가 나타난다. 중봉과 그 너머 광주 시내가 한눈에 펼쳐지는 장관이 시작된다. 그 풍경에 기운을 얻어 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곧이어 길은 천왕봉까지 난 임시도로를 만난다. 이곳에 서석대 안내소가 있고, 간이 화장실이 있다. 중봉과 누에봉, 장불재, 서석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오거리다. 여러 갈래 길이 만나는 곳이라 사람들로 북적인다. 올라온 옛길 입구에는 하산을 막는 이정표가 팔을 벌리고 있다.
옛길은 서석대 방향으로 직진. 이곳부터 서석대까지는 500m. 무등산의 하이라이트다. 햇살에 반짝거리는 상고대가 은빛 터널을 이루고, 그 사이로 검게 빛나는 주상절리대가 병풍처럼 늘어선 풍광에 저절로 탄성을 터트리게 된다. 빛고을 광주가 유래된 풍경이다. 서석대는 한반도 육지에서 가장 큰 주상절리대다. 백악기에 화산활동으로 솟은 용암이 식으면서 만들어졌다.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다. 서석대 전망대에서 숨을 고르고 다시 200m쯤 오르면 마침내 2구간 종점인 서석대다. ‘옛길 11.87km 완주를 축하한다’는 이정표가 반긴다. 발아래 광주 시내가 지척이다. 맑은 날이면 멀리 월출산과 내장산이 자태를 뽐낸다. 이 일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허용된 구간을 제외하고 엄격하게 출입이 통제되고 있어 유의해야 한다.
돌아오는 길은 느릿한 황소걸음으로 
돌아 내려오는 길은 입석대와 장불재로 이어지는 길을 이용한다. 전설을 품은 기묘한 바위들이 하늘을 향해 치솟은 풍경에 넋을 빼앗기다보면 어느새 장불재에 닿는다. 억새가 바람에 출렁이는 가을에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이곳에 화장실과 간이 대피소가 있다. 여기서 하산길을 선택해야 한다. 2시간30분 정도 걸리는 원효사에서 장불재까지 난 임도를 선택하는 게 가장 편하다. 시야도 트여 무등산 자락을 구경하며 걷는 맛도 좋다. 임도 옆으로 중봉(915m)을 거쳐 동화사터로 내려가는 산길도 있다. 임도에서 중봉으로 난 ‘군부대 이전 복원지길’은 S자로 휘어지며 빼어난 자태를 자랑한다. 또 다른 길은 중머리재를 거쳐 증심사로 내려간다. 산행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원효사지구로 다시 돌아왔다면 눈앞에 문을 열고 서 있는 버스의 유혹을 물리치고 내처 1구간을 걸어보자. 본래 옛길 1구간은 포장도로가 되어 원효사까지 버스가 다닌다. 원효사행 버스는 무등산 높이인 1187번이다. 옛길과 가장 가까운 자연의 길을 찾아 새로 만든 옛길이 1구간이다. 길 위에 길이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길이다. 1구간 시작은 광주시내 산수오거리 근처 수지사에서 시작하지만 반대로 내려가 본다. 산죽 사이로 난 길은 어사출두를 알렸던 어사바위를 지나 원효봉에서 흘러내린 바위들이 밭을 이룬 원효봉 너덜로 이어진다. 무등산 세 봉우리가 한눈에 보이는 조망이 좋은 곳. 돌무더기 사이로 난 길이 지루하다 싶을 때쯤 김덕령장군을 모신 충장사가 나온다. 길에서 비켜 있어 자칫 지나치기 쉽다. 간간히 마주치는 편백나무숲이 청량하다. 황소를 몰고 장보러 다녔다는 옛길은 속세의 일을 적당히 가져다 생각하며 걷게 한다. 그 생각들도 김삿갓이 쉬어 갔다는 청풍쉼터에서 잠시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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